선생님 인터뷰


 이 일을 시작한지는 대략 50년 정도 됐어요. 14살이란 어린 나이에 대패를 잡고 나무를 깎기 시작했죠. 소반제작 일을 시작한 이유는 제가 이 일이 좋기도 했지만 당시 소반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소반제작을 배우면 가족들 굶길 일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오늘날엔 소반을 찾는 사람들이 적어져서 제가 마지막 세대가 되었네요.




 일단 이 일이 돈벌이는 전혀 안된다고 보면 돼요. 재료비, 자릿세 내기도 빠듯한 수준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소반을 배우려 하는 사람이 없어요. 사실 요즘 젊은이들 중에 누가 전통공예를 배우려고 하겠어요. 전통공예에 대한 애정이 있지 않은 이상 쉽지 않죠. 또 저는 기계를 잘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소반을 만드는 편이라서 소반을 만들 때 남들보다 오래 걸려서 좀 힘이 들어요.



 일단 제가 최근에 명인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걸 받는 순간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 받는 기분이 들어서 뿌듯했어요. 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무늬를 소반에 새겨 넣어보면 어떨까 해서 만들어 본 하트반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아 이 맛에 이 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사소한 칭찬과 격려가 저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제 인생의 동반자 같아요. 두 번째 마누라죠. 제 인생 대부분을 같이 하기도 했고, 이젠 어딜 가도 소반 생각이 나기 때문이에요. 길 가다가도 예쁜 문양을 보면 저걸 소반에 새겨 넣으면 참 예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럴 땐 머릿속에 잘 담아 놓았다가 실제로 소반에 새겨보죠. 이렇듯 한계가 없다는 점이 소반의 매력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소반과 함께 할 생각입니다.




 소반이 널리 알려 졌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 대학교도 1년간 다녀보고 명인 자격증도 따 봤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문화재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에요.
 문화재가 되려면 상도 많이 받아야 한다기에 5년쯤 전부터 3~40개의 상을 탔어요. 이제 앞으로 4년쯤 정도면 문화재가 될 수 있겠죠? 아직 소반으로 문화재가 되신 분들은 안계시거든요. 근데 제가 문화재가 된다면 이 분야에 정점에 서게 되는 게 아닐까요? 소반을 배우려는 제자도 생길 수 있고요. 문화재가 돼서 소반의 대중화에 힘쓰고 싶어요.